무협 소설 (3)
- 24-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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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차례의 비무가 끝난 뒤, 나와 진아는 둘다 지쳐 바닥에 누워 있었다.
"으아아...아가씨 검은 너무 세요. 검 두자루로 한자루를 겨우 막는 게 말이 되냐고요. 원래는 반대 아니에요?"
"그런가..훗, 그래도 오늘을 꽤 오래 버텼어. 절정과 초절정의 차이가 크네."
내 말에 진아가 내 쪽으로 얼굴을 획 돌리며 말했다.
"그쵸? 오늘은 훨씬 오래 버텼다구요!"
"진아야, 열심히 수련해서 빨리 화경 올라와. 나 진심 전력을 다해 싸워보고싶어. 아니다, 너가 현경 올라가면 그때 전력으로 싸울래."
"그럼 제가 언젠가 꼭 현경까지 올라갈게요!"
"약속한거다?"
"당연하죠!"
'이상하지. 난 분명히 감정을 못느끼는데, 진아랑 있을 때면 모든 게 다채롭고 마음 깊은 곳에서 몽글몽글하고 따듯한 게 올라오는 느낌이야..'
"..이제 갈까? 며칠 뒤면 해연청가 정기 비무날이니까. 연습해야지."
"아가씨는 연습 안해도 되지 않아요?"
"화경 청서월은 안해도 되지만 삼류 청서월은 해야돼, 연습."
"오 그렇네요..그럼 전 검 숨겨놓고(진아는 무공을 익히지 않은 척한다) 따라갈게요!"
"같이 갈건데?"
"네!"
돌아가는 길에 진아가 돌연 내게 물었다.
"근데 아가씨 실력이면 아무리 내공이 삼류 수준이어도 너무 쉽지 않아요?"
"실력도 일부러 숨기는거야. 난 해연청가의 삼류 청서월로 남고 싶거든. 아무튼, 도착했다."
"아, 네!"
대문을 넘자마자 아버지가 내게 달려와 화난 얼굴로 타박했다.
"매일 어디있다가 이제야 오는 것이냐! 게다가 볼때마다 한낱 하인과 붙어있고! 넌 이 해연청가의 소가주 후보다! 체통을 차려라!"
'해연청가에만 오면 세상이 회색빛이 된다니까..'
"붙어 지내라고 아주 어릴때부터 하인으로 두신 거 아닙니까? 그리고 평소엔 언니만 소가주, 소가주 거리시면서 이럴때만 저를 소가주 후보라고 하시는군요. 하실 말씀 다 하셨으면 저흰 이만 가보겠습니다."
"자, 잠깐! 가문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면 되잖느냐!"
아버지의 다급한 말에 내가 피식 웃으며 그를 돌아보며 말했다.
"가주이신 아버지가 나서서 절 차별하셨는데, 다른 가족들은 오죽하겠습니까. 진아야, 무시하고 그냥 와. 원래 저런 사람이야."
"저도 알아요."
(아버지 의문의 2패!)
"아무튼 이번 비무에는 주하빈가와 해신강가, 그리고 영진예가(오대세가 클리셰 뿌셔뿌셔)의 가주들이 온다고 하니 더욱더 준비를 열심히 해야 할거다."
"예~"
방으로 들어가자마자 진아가 침대 끄트머리에 앉으며 말했다. 난 그 옆에 앉으며 답했다.
"아가씨! 방금 들으셨어요? 주하빈가, 해신강가, 영진예가라니..그곳의 가주님들 모두 엄청난 경지의 고수들이라시잖아요! 완전 기대된다.."
"고수라고 해봤자 화경인데? 너 옆에 사람도 화경이야. 기대할 게 뭐가 있냐?"
"아...근데 아가씬 해연청가에선 삼류잖아요."
"그렇네. 근데 연습하기 귀찮다.."
"그래도 하는 시늉이라도 내세요. 가주님께서 또 오시면 어쩌시려고요."
"오라고 해. 어차피 술마시고 계실 텐...진아야! 우리 술마시러 가자!"
"예에?! 또요?! 그러다 들키면 어쩌시려고.."
"누가 신경이나 쓴대? 어차피 구석자리에 모자쓰고 있으면 아무도 몰라~지금까지 내가 걸린 적 있어?"
"없긴 하지만 그래도..근데 갑자기 술은 왜 마시고 싶으신 거에요?"
진아의 질문에 내가 침대에 풀썩 누우며 말했다.
"취중진담 하고 싶어서."
"..아가씨 요즘 고민 있어요?"
"응. 그것도 아주 심각한 고민."
"뭔데 그래요?"
"내가 화경인 거 언제 밝히지?"
"뭐에요, 고작 그런거였어요? 아니, 근데 방금전엔 삼류로 남고 싶으시다면서요."
"생각이 바뀌었어."
"음..그럼 이번 정기 비무 때 슬쩍슬쩍 내력을 드러내 보세요. 그럼 가주님은 아니시더라도 세 가주님은 알아채실거예요. 겸사겸사 좋은 성적도 거두고요."
"오오! 진아야 너 완전 똑똑하다! 와! 근데 나 일단 술은 마셔야겠다 갑자기 땡기네 이 근처에 주루가 어딨지?"
'아가씨..제발...'
"..수림주루요."
"좋았어! 나 갔다올게!"
"아가씨 제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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