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지던 날이었다
손끝에 닿던 네 온기는
아직 봄이었는데,
우리의 마음은
먼저 겨울을 맞고 있었다.
아무렇지 않은 척 웃어 보였지만
돌아서던 네 뒷모습에
끝이라는 말이
조용히 매달려 있었다.
붙잡지 못한 이름 하나가
가슴속에서 오래 흔들렸고,
함께한 시간보다
헤어진 뒤의 그리움이 더 길었다.
그래도 너를 미워하지 못한 건
첫사랑은 이별마저도
아름답게 기억하게 만드는 힘이 있어서일까.
이제는 네가 없는 계절도
잘 지나갈 수 있게 되었지만,
가끔 바람이 불어오면
가장 서툴고,
가장 뜨거웠던 그 시절의 내가
아직도 네 곁에 서 있는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