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에게

우리가 헤어진 지 어느덧 1년이 되어 가네.
시간이 많이 흘렀는데도 아직 가끔은 오빠 생각이 나.
특히 우리가 함께 갔던 곳을 지나가게 되면 더 그래.

같은 길인데도 그때의 기억이 너무 선명해서, 순간 그 시절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이 들어.
같이 웃던 모습도 생각나고, 별것 아닌 얘기를 하며 걷던 순간들도 떠올라.

사실 나는 아직도 그 시간들을 완전히 보내주지 못한 것 같아.

누군가는 102일이 짧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나에게는 정말 소중한 시간이었어.
그 시간 동안 나는 진심으로 오빠를 좋아했고,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했어.

헤어진 뒤에는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줄 알았어.
그런데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
오빠를 잊으려고도 해봤고, 아무렇지 않은 척도 해봤지만 마음은 생각처럼 되지 않았어.

지금은 오빠에게 소중한 사람이 있다는 걸 알고 있어.
그래서 이 편지가 부담이 되거나 곤란하게 느껴지지 않았으면 좋겠어.

나는 오빠의 마음을 돌리고 싶어서도 아니고, 지금의 행복을 흔들고 싶어서도 아니야.

그냥 내가 정말 많이 좋아했던 사람에게, 아직도 전하지 못한 마음이 있어서 용기 내어 적어 보는 거야.

고마웠어.

내가 사랑받고 있다는 기분을 알게 해줘서.
함께했던 모든 순간을 소중한 추억으로 남겨줘서.

그리고 미안했어.
그때는 몰랐던 내 부족함들도 시간이 지나면서 많이 보이더라.

오빠를 만나고 헤어진 후에야 알게 된 것들도 참 많았어.

지금도 가끔은 보고 싶고, 가끔은 그리워.
하지만 그 마음 때문에 오빠를 붙잡고 싶지는 않아.

다만 오빠가 내 인생에서 참 소중했던 사람이었다는 사실만은 꼭 전하고 싶었어.

앞으로도 건강하고 행복했으면 좋겠어.

언젠가 내가 이 시간을 떠올렸을 때 아프기보다 따뜻하게 웃을 수 있기를 바라면서.

102일 동안 정말 고마웠어.

잘 지내, 오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