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어로 ‘자유’? 후리야(حرية) vs 아돈(أدون)

아랍어로 ‘자유’는 보통 후리야 (حرية) 라고 알려져 있다. 구글 번역기나 공식 문서, 뉴스 등 다양한 매체에서도 대부분 이 단어가 사용된다. 표준 아랍어(MSA, Modern Standard Arabic)에서는 ‘자유’를 표현할 때 가장 일반적이고 공식적인 단어이며, 정치 연설이나 인권 선언문, 교육 자료에서도 자주 등장한다. 그만큼 후리야는 아랍권 내에서 보편적이고 통일된 표현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일부 아랍 시민들은 자신들의 일상 언어에서는 후리야보다 **아돈 (أدون)**이라는 표현을 더 많이 사용한다고 말한다. 이처럼 구글 번역기나 사전에서는 잘 나오지 않는 단어가 실제 대화 속에서 자주 쓰인다는 점은 언어의 지역성과 구어체적 특성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사례다. 이 현상은 아랍어의 방대한 방언 체계와도 관련이 있다. 아랍 세계는 지리적으로 넓고 문화적으로도 다양하기 때문에, 표준어와는 다른 지역적 표현이 존재하며, 이는 언어 습관에 깊이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아랍어는 지역마다 말의 어휘나 억양, 표현 방식이 매우 다르기 때문에, 표준 아랍어가 아닌 방언에서는 ‘자유’를 뜻하는 단어도 달라질 수 있다. **아돈 (أدون)**이라는 단어가 어디에서 유래되었고 어떤 지역에서 주로 쓰이는지는 분명치 않지만, 일부 지역 방언에서 ‘자유로운 상태’나 ‘속박되지 않음’을 나타내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혹은 특정 공동체 내에서 통용되는 은어나 약간의 문화적 상징성을 담은 표현일 수도 있다.


이는 단순한 언어적 차이로만 볼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어떤 단어를 사용하는가는 그 사회의 문화적 배경, 역사적 맥락, 그리고 집단 정체성과도 연결된다. 후리야가 국가적·공식 담론에서 쓰이는 단어라면, 아돈은 더 일상적이고 개인적인 감각의 자유를 나타내는 표현일 수도 있다. 다시 말해, 단어 선택 자체가 그 사람의 언어 환경과 삶의 경험을 반영하는 것이다.


결국, 공식적인 아랍어에서 ‘자유’는 후리야 (حرية) 가 맞지만, **실생활에서는 지역과 문화에 따라 아돈 (أدون)**과 같은 다른 표현이 사용될 수 있다는 점은 언어가 단순한 번역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이는 언어가 살아 있고, 시대와 사회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며 사람들과 함께 호흡한다는 것을 다시금 상기시켜준다.

  1. 아돈이라는 말, 일부 지역에서 쓰긴 하지만 아랍어 배우는 사람 입장에선 거의 본적 없는 단어임. 그래서 그런지 2024 수능 아랍어 시험에 이 단어가 나오고 말 많았음. 3번 문제였는데 너무 생소해서 오답률이 95%였고 원어민도 잘 안 쓰는 단어를 왜 시험에 냈냐는 얘기 많았음. 결국 교육청도 출제 기준 관련해서 꽤 욕 먹음.
    • 25-0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