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글에 이어서, '부자의 그릇' 독서 노트 및 소감입니다.

- 25-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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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는 섣불리 더 많은 돈을 얻으려다 평정심을 잃고 실패했어. 그리고 돈을 잃고 나서도 계속 평정심을 잃고 있어.
자네는 그 판단을 잘못했다고 했지만, 그 경험은 자네가 장차 판단을 내릴 때 반드시 도움이 될 거야.
신기하게도, 돈은 그만한 그릇을 가진 사람에게 모여든다네.
돈은 반드시 다른 사람이 가져온다고 했네. 돈은 세상을 순환하는 흐름과도 같아.
"자네는 언제까지 돈에 지배당할 셈인가?"
돈으로 해결 할 수 없는 일은 몸으로 해야 한다.
실패의 경험을 가진 사람은 조금 서툴고 운이 없었을 뿐이라네.
자네는 그 경험을 가지고 어떻게 할 텐가?
설마 그대로 무덤으로 가져갈 생각은 아니겠지. 실패란 결단을 내린 사람만 얻을 수 있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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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소설 형식의 이야기입니다.
30대 때 투자 실패로 망했었고, 좌절했던 젊은 날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습니다.
40대가 된 지금도 아직 모든 빚을 갚지 못했습니다.
책의 주인공처럼 저 역시 큰 돈을 만지며 사람을 우습게 봤었고, 모든 게 제 능력 덕분이라고 착각했었습니다.
결국 파산하는 과정에서 친구들과 선후배들에게도 외면 받았고, 아내는 이혼을 얘기했습니다.
작품 중에 노인이 주인공에게 "고작 돈이잖나." 라는 말에 눈물이 터졌습니다.
지난 시절 이혼 위기에서 친구에게 진짜 죽을 거 같다고 말할 때, 그 친구가 해줬던 말과도 같기 때문입니다.
저는 비참한 마음으로 모든 걸 내려놓은 상태에서 말을 꺼냈는데, 그 자식은 별 일도 아니라는 듯이 대하더군요.
"돈은 벌어서 갚으면 되는 거고, 그 시간을 어떻게 벌 지를 먼저 생각하자."
그 친구가 저를 살린 셈입니다. 돈이 아닌 갚을 시간으로 제 주의를 집중 시킨 거죠.
돈 때문에 사람도 죽이는 세상이고, 저 역시 돈 때문에 죽음을 각오했던 건데, 사실 그건 아무것도 아닌 거였습니다.
저는 생각부터 모든 것이 돈(제가 진 빚)에 휘둘려 있었던 것이죠.
그 친구의 말을 듣고 나서 기운을 차리니, 갈 때 가더라도 절 믿고 빌려준 사람들에게 돈은 꼭 갚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혼자서 키워주신 어머니를 생각했습니다. 몸이 가루가 될지언정 죽더라도 버티다 죽자고 다짐했습니다.
그게 당신의 삶을 도려내서 저를 먹여 키우신 어머니에 대한 최소한의 보답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돈은 도구일 뿐입니다. 돈은 그릇이 큰 사람에게 저절로 옵니다.
돈에 집착하지 마세요. 그릇을 키우세요.
다만 이 책은 그 그릇을 어떻게 키우는지는 구체적으로 말해주지 않았습니다.
돈을 자주 다뤄봐야 한다 말하죠. 사실 저도 그릇을 키우는 법을 모르겠습니다.
그릇은 그냥 타고나는 것 같기도 해서 이 책을 읽는다고 과연 그릇이 커질까 싶습니다.
제가 분명히 아는 것은
입맛도 없고 잠이 안 온다면, 내 그릇보다 큰 돈을 다루고 있는 겁니다. 그때엔 반드시 멈춰야 합니다. 반드시 실수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돈보다 더 중요한 게 있음을 절대 잊지 마세요. 제 생각엔 건강과 시간, 가족, 친구가 더 중요합니다. 돈은 이 네 가지를 위한 도구입니다.
행복은 모든 게 완벽해야만 가질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불완전하고 어쩌면 오히려 부족한 상황에서도, 충분히 행복하기로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이틀 전 어머니 생신을 맞이해서 함께 나무와 꽃 구경을 다녀왔습니다. 아직 돈을 다 못 갚았고, 저는 어깨와 무릎이 상해서 무척 힘들었지만, 웃는 어머니를 보며 산을 오를 때, 그 어느 때보다 무척 행복했습니다.
이 글을 읽으신 모든 분들 행복하길 바랍니다.
- 다음글 독서 노트 한 쪽을 올려봅니다. 25.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