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가면무도회의 불청객

아니 그 제가 부계 가지고 장난질하느라 이 계정으로 안왔더니 몸이 근질거리는거 있죠 그래서 씁니다 ㅋ


"폐하. 치료는 끝났습니다."

"그럼 물러가봐."

"예."

황궁의가 가고 나자 유리언이 황제 페르디난에게 말했다.

"..폐하."

"내게 할 말이라도 있는 겐가?"

"...크레스트로 망명오고 싶습니다."

"음 그렇군...뭐?! 아, 아니...갑자기.."

"폐하께서 당황하시는 것도 이해합니다. 하지만...갈 곳이 없습니다."

"바렌셔스에서 그대를 다시 불러오고 싶다는데?"

그의 말에 유리언이 순간 움찔했다.

"..어차피 돌아가봤자 또다시 이성을 잃고 사람들을 학살하겠죠."

"그대가 크레스트에 머문다 해도 달라지는 건 없을 텐데?"

"외부와의 접촉 없이 시골, 아니 산속에 살아도 상관없습니다."

"만약 그대가 크레스트의 백성이라면 얼마든지 해줄 수 있지만..이건 국가간의 일이야."

"왕명보다 황명이 더 중요하지 않습니까?"

유리언이 말하자 페르디난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할 말이 없군. 내가 했던 말이니. 이참에 바렌셔스와 회담이나 열까. 한번 설득해보지."

페르디난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감사합니다."

 

<몇주 뒤, 수도 레지아의 한 가면무도회장>

크레스트의 사교계에는 요즘 유행하는 소문이 있었다. 

"에리나, 그 소문 들었어요?"

"아, 그 소문..들었죠. 폐하께서 그걸 허락하실 지는 전혀 몰랐는데."

"그러니까요. 황가의 핏줄이 신성력을 사용하는 신성국 크레스트에서 흑마법사라니."

"하지만 수도에서 지내지 않는 것만으로도 다행이에요."

"맞아요"

그렇다. 이건 불과 일주일 전, 바렌셔스와의 회담 결과로 크레스트에 이민을 온 유리언에 관한 소문들이었다.

"이번 가면무도회는 황가에서 여는 거라 귀족들 전부 참여하게 했다는데..그 흑마법사도 올까요?"

"아마 오지 않을까요...? 가면무도회라 누가 누군지 구분도 힘들고..최대한 조심해야겠어요."

여러 영애들이 얘기하며 열을 올리고 있을 무렵, 2층의 창문에서 아이스블루색의 깔끔한 옷을 차려입고, 얼굴엔 라벤더&골드 색 가면을 쓴 보라색 눈의 잘생긴 누군가가 나타났다. 몰래 창문을 통해 무도회장으로 들어온 유리언은 원래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난간에 기대 1층을 내려다 봤다.

'불청객인데...안 들키면 되겠지. 사교계 분위기도 볼 겸 온 거니까.'

"(중얼)저쪽에 있는 영애들은..오늘 데뷔탕트를 치르는 영애들인가? 다른 사람들보다 어려보이네."

계속해서 1층을 구경하던 유리언에게 누군가 말을 걸어왔다. 

"안녕하세요! 혹시 어느 가문의 영식이에요?"

말소리가 들리는 쪽을 보니 화려한 드레스를 차려입은 유리언 또래의 영애 두세명이 웃으며 서있었다.

"아, 에르셰 가입니다. 영애는?"

"나, 말 거는데 성공했어!"

영애는 뒤에 있는 영애에게 소곤거리더니 다시 유리언을 보고 말했다.

"아, 전 켄르 후작가의 루시아라고 해요, 루시아 켄르."

"그리고 전 셀커크 백작가의 베리체랍니다. 영식 어느 가문의 영식이에요?"

'솔직하게 말할까.'

"..공작가입니다."

유리언의 말에 두 영애는 놀란 듯 했다.

"공작가요? 루시아, 공작가 중에 에르셰라는 가문이 있나?"

"글쎄, 들어본 적 없는 것 같은데. 아무튼, 나중에 춤 같이 춰요!"

"..네."

두 영애는 계단을 내려가버리고, 다시 유리언만 남았다.

'귀찮아졌네.'

"저기..에르셰 공작님?"

수도에서 자신의 성과 작위까지 아는 귀족은 없기 때문에, 유리언은 살짝 놀라며 옆을 봤다. 놀랍게도 그곳엔 3황녀 벨라리에(일명 벨라) 크레스트가 서있었다.

"화, 황녀 전하?"

"헤헷."

"어떻게 여기에..."

"어라, 못들었어? 이 가면무도회, 황가가 주최하는 무도회야. 그래서 오라버니들이랑 아버지, 어머니도 다 온다고!"

'큰일났다. 최대한 빨리 도망쳐야 돼.'

"아...그런데 저인 건 어떻게 알아보셨습니까?"

"우리 제국에서 흑발자안인 소년은 너밖에 없으니까?"

"그렇군요. 음..황녀 전하."

"왜?"

"사실..전 이 무도회에 초대받지 못했습니다. 불청객인 셈이죠. 사교계 분위기도 볼 겸 왔는데..한번만 모른 척 해주세요."

"그냥 초대장을 받아. 내가 줄게."

"..네? 초대장을..."

벨라리에가 주머니에서 금색 봉투를 꺼내 유리언에게 내밀었다. 

"자, 받아. 넌 황족의 초대장을 받았으니까, 이제 여기 있을 수 있어."

"아..감사합니다."

유리언이 감사하다고 하자, 벨라리에가 살짝 웃으며 말했다.

"아니야. 난 저기 데뷔탕트 치르는 영애들에게 가볼게!"

"..네."

'초대장이나 볼까?'

라고 생각하며 초대장을 읽던 중, 유리온은 뜻밖의 단어에 깜짝 놀란 듯 했다. 편지에는 이런 내용이 젹해 있어다.

{귀하를 이번 가면무도회에 초대하는 바입니다. 벨라리에가, 유리언 에르셰 공작에게.}

'미리 써두셨던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