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화: 루시 듀크
- 25-01-23
- 102 회
- 2 건
와 벌써 10화다 ㄷㄷ
"뭐, 뭐야...?"
"왜 저 사람이 여깄는..거지?"
'이젠 질린다, 이런 경멸하는 시선. 대체 내가 당신들한테 뭘 했다고.'
유리언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유리언이 작게 중얼거렸다.
"..대체 어떻게 해야 이 취급을 벗어날 수 있는 건데."
"지, 진짜야?"
"방금 못 봤어요? 검은 마력이잖아요! 진짜 바렌셔스의 개라고요!"
누군가의 한마디에 유리언이 그쪽을 휙 돌아봤다. 그가 소리가 난 쪽으로 걸어가며 말했다.
"..감히, 입에 무슨 말을 담은 거야, 아까 봤던 영애님?"
'켄르 후작가의 루시아. 아까부터 예감이 안 좋았는데.'
유리언이 묻자 그녀는 키득키득 웃으며 말했다.
"..역시 맞았네? 이번엔 또 어떻게 사람들을 죽이려고 고귀한 귀족들만이 참가하는 이 무도회에 개같은 게 온 거지?"
루시아가 유리언에게만 들리도록 속삭였다,
"다 알고 있었구나, 영애님은. 어쩔 수 없네. 마법은 안 쓸게, 내 마력이 너무 아까우니까. (스르릉)"
"뭐? 날 죽이겠단 거야? 그렇겐 안될걸. 너처럼 귀족도 아닌 천한 게 후작가 영애인 날 죽이겠다고?"
루시아의 도발에 유리언의 검날이 그녀의 목으로 날아갔다. 하지만 검날이 목에 닿기 직전, 누군가 달려와 유리언의 앞을 막았다.
"유리언 에르셰! 이제 그만해!"
"..황녀 전하?"
"마수는 이제 소멸됐잖아! 그러니까 이제 멈추라고!"
'전하께선, 제가 어떤 기분일지 모르실 테니까. 그래서 그렇게 말하실 수 있는 거겠죠.'
"...."
유리언은 말없이 칼을 도로 집어넣더니 2층의 창문으로 무도회장을 나갔다. 잠시 무도회장에 정적이 흘렀다. 그 정적을 깬 건 루시아의 아버지, 켄르 후작이었다.
"루시아! 괜찮으냐? 마력이 흘러들어오진 않았니?"
"네, 네에.. 괜찮아요.."
'천한 게 감히 내 목을 위협하려 들다니.'
한편, 무도회장을 벗어나 날아가던(6화 참고) 유리언은 분노가 섞인 마력이 형체화되어 바닥에 떨어질 정도로 매우 화나 있었다.
"..왜 사람들은 나를 전부 짐승 취급 하는 거야...적어도 사람 취급은 해달라고..."
하지만 내륙 도시인 레지아에서 바다가 보일 때까지, 한낮부터 저녁까지 미친 사람처럼 쉬지도 않고 계속 날던 유리언은 결국 또 마력이 소진돼 바닥으로 추락하기 시작했다.
'젠장..또 추락한다. 감옥에라도 가면 좀 쉴 수 있으려나...'
<며칠 뒤>
"으윽..머리아파...여긴 또 어디지?"
눈을 뜨자 보이는 건 단조로운 천장, 그리고 푹신한 베게와 이불이었다.
"감옥이나 황궁은 아니고.. 그렇다고 일반 가정집은 아닌 것 같은데. 빨리 나가야겠어."
"스프 한그릇이라도 먹고가는 게 어때?"
이불을 걷고 창문으로 나가려고 하는 순간, 침대 옆의 문에서 머리가 긴 한 여자가 나타나자 유리언은 깜짝 놀라 자기도 모르게 이불을 다시 덮었다.
"지금 가면 배고파서 한 걸음도 못가고 또 쓰러질걸? 너, 3일 내내 잠만 잤어!"
"..누구, 세요?"
"루시 듀크. 여기 셰리스의 임시 영주지."
"임시 영주..요?"
"응. 원래 여기는 영주가 따로 없어서 마을 사람들이 돌아가면서 영주를 맡는데, 올해는 내가 영주로 뽑혔거든. 아, 이번에 어린 정식 영주가 온다고 한 것 같긴 한데..외국인이래."
'설마 난가?'
지난주에 있었던 바렌셔스-크레스트 정상 회의. 안건은 당연히 유리언에 대한 망명이었다. 그 결과로 크레스트 측에선 그의 지위를 박탈하는 대신 새 지위와 영지를 하사한다고 했었다.
"넌 누구야?"
"네? 아, 음.."
'유리언이라고 말하면 안되겠지.'
"..데미안..이요."
"뒤에 더 없어? 옷차림이 귀족인데, 성이 있을 거 아냐."
"데미안..에르셰."
"오~그럼 너, 그 유리언인가 어니언인가 하는 애랑 형제야?"
"어..네."
"그럼 너나 너 형 중에 한명이 여기 영주로 오겠네. 외국인 소년이 귀족에 영주면 그 둘밖에 없을 것 같으니까."
"저희 형을 아세요?"
"모를리가. 대륙 수배범인데. 사실, 난 네 형 말고 너가 영주로 왔음 좋겠다."
'일이 커지는데..'
그때, 밑에서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창문으로 밖을 보자 은색 갑옷을 입은 기사들이 보였다.
"루시 듀크! 황실 기사단입니다! 수색에 협조해 주십시오!"
"젠장..데미안, 너 형이 여기까지 왔나보다. 황실 기사단이 이 시골까지 오다니."
루시는 그렇게 말하고 나서 계단을 내려갔다. 현관문을 열자 루시의 앞에 기사단원들이 보였다.
"무슨 일이죠?"
루시의 말에 기사단원 중 한명이 종이를 꺼내 그녀에게 보여줬다. 바로 유리언의 수배지였다.
"유리언 에르셰가 여기서 발견됐다는데 혹시 보셨습니까?"
수배지를 본 루시는 아니라고 대답하려다 놀라 눈을 크게 떴다. 수배지에는 방금 봤던 데미안의 얼굴이 그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데미안이 아니라 유리언이었어?!'
"음..실은 며칠전 아침에..."
한편, 침대에 앉아있던 유리언은 밑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문을 열고 계단 밑을 살짝 봤다. 계단으로 기사단원들이 올라오는걸 본 유리언은 옷을 챙겨 이ㅃ고 창문으로 도망칠 준비를 했다. 하지만, 기사단원들이 더 빨랐다.
"유리언이 여깄다!"
"...!"
'젠장..그냥 하루라도 일반 평민처럼 살게 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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