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였는데 노예였습니다 5화- by 소설쓰는초6
- 24-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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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보자고 설명이랑 제목은 생략 (1~4화 보고오시면 됩니다)
알렉토 뒤를 따라가는 내 뒤로 익숙하다못해 진절머리나는 기척 2개가 느껴졌다.
"황제 폐하 맞으시죠? 잠시 이 노예와 딱 30분만 얘기 좀 나눌 수 있을까요?"
'형들 제발..날 얼마나 비참하게 만들 작정이야?'
"흠..이제보니 에이든 베르키아의 이복형제들이자 재정부 간부들이군. 30분 정도면.. 알아서 해라."
"감사합니다!"
그러더니 그들은 날 양쪽에서 각각 붙잡고 으슥한 골목으로 끌고갔다.
"이야~ 우리 형제님 꼴이 말이 아니네? 근데 이게 젤 어울린다 우리 형제님한테는 ㅋㅋ"
"제발 그만 좀 해!"
나는 아르투스(에이든의 큰형)에게 마력을 담은 발차기를 날렸다. 하지만 그는 너무 허무하게 내 발차기를 피해버렸다.
"....."
'이걸 피해? 내가 10년동안 죽어라 연습한 게 이건데?'
"ㅋㅋ...노예 ㅅㄲ 주제에"
그렇게 말하며 아르투스는 내 배를 걷어찼다.
"크흑...!"
"여전히 약골이야, 에이든. 이 형을 이기려면 넌 다시 태어나도 부족하다고 몇번을 말해?"
"에이든, 오랜만에 보는데 우리 둘뿐이면 심심할까봐 내가 우리 친구들도 데려왔어~ 얘들아!"
에렉투스의 외침에 주변에서 몇몇 익숙한 얼굴들이 나왔다. 전부 내가 쫒겨나기 전, 아카데미에서 같이 지냈던 친구들이었다.
'크리스, 벤자민, 다이런...거기에 두 형들...'
셋의 등장으로 머리가 하얘진 상태의 내 머리에 한 악몽 같은 기억이 스쳐 지나간다.
<지금부터 약 12년 전>
아무 짓도 안 하고 조용히 밥을 먹고 있던 내 머리 위로 차가운 액체가 흘러내린다.
'또야...?'
"ㅋㅋㅋ 야 오렌지주스 뒤집어쓴 것도 꽤 괜찮네? 하긴 넌 그런 더러운 모습이 제일 어울려~"
"..뭔데 그 노려보는 눈은? 눈 안 깔아?"
"..제, 제가 왜 크리스 선배한테 눈을 깔아야해요? 저, 저도 황족인데!"
"ㅋ 어쩌라고 순혈이면 모를까 반쪽짜리 황족에다가 그 반쪽이 천한 노예잖아? 명문가 자제인 우리가 노예의 자식한테 경의를 표할 이유가 없는데?"
"그, 그래도..."
"봐봐 사실이라서 이 ㅅㄲ도 반박 못하잖아 ㅋ 야 에이든 오렌지주스 더 마실래?"
"....."
"응 거부권 따위 없어~ 노예 주제에 우리 같은 고귀한 귀족들 말을 거부해?"
다이런은 날 비웃으며 내 얼굴이며 옷에 오렌지주스를 끼얹었다.
"...머리 다 젖었네. 전 먼저 가볼게요, 형들, 선배님들."
머리를 대충 털고 자리를 벗어나는 날 아르투스가 다시 끌고왔다.
"누구 맘대로~ 노예가 귀족한테 대들면 어떻게 되더라, 벤자민?"
"주인, 또는 노예가 대든 귀족 맘대로."
"그런게 어딨.."
"마계 법이다."
"......"
"들었지, 에이든? 넌 좀 맞아야겠다"
그때부터 그들은 자신의 입맛에 맞게 날 길들였다. 그들이 하라는 것만 하도록. 물론 그 과정에는 설명하기도 힘든 폭력이 수반되었다.
<그리고 다시, 현재>
"왜 여기에.."
"여기에? 여기에에? ㅋ 야 잠시 마계 밖에 있었다고 해도 우리가 너 주인님이고 너가 우리 노예인건 변함없어~ 우리 놀때 규칙, 기억 안나?"
"..죄송합니다..."
"기억 나나 보네? 그럼 좀 맞자"
"하, 하지만 전 아무말도 안 했.."
명치 쪽으로
"ㅋㅋㅋㅋㅋ 너 따위가 반박해봤자 뭐 어쩔건데? 뿔도 부러져서 마족도 뭣도 아니면서! ...뭐냐 그 억울하단 눈빛은?"
"...그래. 억울해. 난 지금 이 모양 이 꼴인데 형이랑 선배들은 뻔뻔하게 재정부, 국방부, 원로회 간부 자리를 꿰차고 떵떵거리면서 사는 게."
"...어이가 없네. 왜 우리한테 억울한데? 노예ㄴ 주제에 감히 황제를 홀린 네 그 잘난 어머니나 욕해야 되는 거 아냐? 그리고 노예 ㅅㄲ주제에 존대 안하냐? 알아서 기라고 했잖아 에이든~ 잘해보자 우리~"
"형들 어머니기도 하잖아...그리고 이제 존대 안할거야..!"
그 말에 발길질은 더 거세졌다. 금세 몸에 멍이 들고 피가 배어나왔다.
"어머니이? 웃기고 있어 진짜.. 천한 노예가 어떻게 우리 어머니야?"
바닥에 엎드려 있던 내 턱을 에렉투스가 움켜잡고 억지로 들어올렸다.
"으윽..."
에이든, 넌 있잖아, 그때 죽었어야 해. 그런데 그때의 난 실패했지. 고작 짐덩어리 하나 치워버리는 일에 호위무사가 어찌나 많던지. 근데..지금은 상황이 반대네? 에이든 베르키아, 지금 죽자."
"그러니까~ 반쪽짜리 황족이 우리랑 같은 성을 쓰는 것도 역겨운데, 아직까지 뻔뻔하게 살아있으니까 더 더럽단 말이지~?"
".....!"
"뭘 놀라? 너가 죽는다고 슬퍼해줄 사람이 하나라도 있으면 몰라..근데 넌 친구도, 가족도 없잖아?"
"제발...앞으로 쥐 죽은 듯이 살게 그러니까 죽이진 마..."
"ㅋㅋㅋㅋㅋㅋㅋ와 이 ㅅㄲ봐라? 황제 폐하께 고문받을때도 눈 한번 깜짝 안하더니 죽이겠다 하니까 ㅈㄴ 기는 거 봐봐 ㅋㅋㅋ"
"진짜 제발..아직 시아한테 인사도 못했단말야...!"
"시아? 아~ 니 엘프 여친? 엄청난 사랑이네~ 좋아, 앞으론 죽은 듯이 살아...라고 할줄 알았냐? 멍청한 ㅅㄲ"
에렉투스의 검이 내 명치를 향해 정통으로 날아왔다. 이제 죽는구나.. 하고 눈을 감은 순간,
"30분 지났다, 아르투스, 에렉투스 베르키아."
"....!"
"네놈이 왜 여기에.."
"..에이든 베르키아? 뭘 했던 거지?"
그가 이런 의문을 품는 것도 당연하다. 얘기 좀 한대서 보냈더니 다른 대신들까지 한자리에 모여있는 데다 ㅈㄴ 얻어맞고 검에 찔려 죽기 일보 직전이었으니까.
"...내가 이런 자리에서 순순히 대답해줄 것 같아서 물은 건 아니겠지."
"....다른 사람들은 물러나 있도록."
"..하, 하지만 폐하, 아직 얘기 중인데.."
"난 같은 말을 두번 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데."
"....."
"에이든, 운 좋은 줄 알아라. 조만간 또 보지."
그들은 서로 눈길을 주고받더니 휙 사라졌다.
"그래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다 말해라."
"....."
"왜 대답이 없지?"
"....못 말해줘."
"뭐..?"
"못 말해..절대, 절대 못 말해줘...아냐...제발..제발 때리지 마.."
".....?"
"안돼...말하면..더 때린단 말야..못 말해줘...."
'음..전에도 이런일이 있었나 보군. 반응을 보니 말하면 더 심하게 괴롭힘당했고..아씨 ㅈㄴ 궁금한데'
"진정하고 말해봐. 나만 알고 있을테니."
"거짓말 마..이 아카데미에선 모두가 형의 부하야...이번에 또 말하면 나...진짜 맞아 죽어...못 말해줘.."
'10년쯤 전의 에이든 베르키아틑 툭 치면 부러질 나뭇가지같은 상태였군. 아무래도 자기가 아직 아카데미에 있다는 착각을 하고 있는 것 같은데 현실을 자각시켜 줘야겠어.'
"에이든 베르키아? 넌 지금 10살 남짓의 소년이 아닌 24살의 청년이다. 현재 나 알렉토 데크한테 황위를 빼앗기고 지금은 세르빌리스 골목에서 울고 있고."
"알렉토..데크?"
'내가 뭘 한거지?'
귀가 빨개지는 게 느껴졌다.
"음, 돌아왔군. 이제 말해줄 마음이 들었나?"
"....그래. 이제 와서 뭘 감추겠냐 이런 추태까지 보인 마당에"
그렇게 난 모든걸 말했다. 내 학창시절부터 방금 전에 있었던 일까지 전부.
"..그렇게 된 거지."
"음...그러니까 넌 네놈의 어머니를 욕하는 말, 예컨대 노예ㄴ같은 말들과 '넌 우리 장난감이야'라는 말을 들었을 때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거군?"
"...어머니는 욕하지 마라."
"음, 실례했군. 그런데..첫번째야 그렇다 쳐도 두번째는 왜 민감하게 반응하는 거지?"
"저 말을 들으면, 그 말을 한 사람한테 복종해야 되거든. 그게 법이래."
"마계 페르난데즈 제국법 제 118조 1항, 노예는 주인 또는 상위 신분의 말에 무조건적으로 복종할 의무가 있다. 이것 말하는 건가?"
"....그거 맞아."
"그럼 이제 황궁으로 돌아가지. 네놈의 직급도 배정해야 하니."
"....? 노예로 결정된 것 아니었나."
"돌아가서 마무리하자고 얘기했을 텐데?"
"..."
[황궁]
"야!!!! 에이든 베르키아!!!!!!!!!!!!!!!!!!"
'어우 귀아파..'
"너 괜찮아? 세르빌리스는 그나마 합법이라 대우가 조금 낫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노예시장인데 괜찮았어?"
"...."
"..왜 말이 없어 에이든? 어디 아파?"
'토할 것 같아. 왜이러지..으읍....!'
"커헉!!"
...엥? 속이 안좋길래 토하나 싶었는데 왜 피가..?
찢는 듯한 고통과 함께 울컥 하며 핏덩어리가 입에서 솟구쳐 나왔다.
"에이든! 진짜 괜찮아?"
"으윽...!"
"빨리 아무나 의사 불러와! 에이든 피 토하잖아!!"
"난 괜찮으니까 너 들어가서 쉬어..."
"안돼! 치료받아야해! 알렉토 너는 뭐하냐 의사 안부르고?"
"진정해 플로렌시아. 어차피..."
"어차피 에이든 베르키아는 노예 신분이어서 의사들이 와도 치료 안해줄거야. 설령 플로렌시아 너가 그들에게 억만금을 줘도..참고로 에이든 베르키아 신분은 원로회 간부들이 일방적으로 정한 거야. 내가 정하고 싶어서 그런 게 아니라고."
"구라도 작작 까야 구라인거야 너가 정해놓고 변명은..얼마나 신분이 높아야 의사들이 에이든을 치료해주는데?"
"...평민부터."
"...황후 정도면 임시로 직위를 내리는 건 되지?"
"응"
"좋아. 그렇다면, 오늘 하루만 에이든 헬리노어 베르키아를 노예가 아닌 평민의 신분을 내리노라."
"그 그게..앉은 자리에서 해결되는게 아닌.."
"그럼 에이든 이대로 죽게 놔두라고?! ㅅㅂ 황제면 다야? 너가 뭔데 내 친구 살리겠다는데 반박이야 ㅅㅂ ㅅㄲ야!!"
"....알았어. 딱 오늘 자정까지만이야."
"고마워!"
'둘이 친해졌네...'
"에이든! 침대로 가자! 의사는 너가 불러 알렉토 ㅅ꺄!"
"....?"
곧 의식이 흐려지고 눈이 감긴다.
"흠..혹시 환자가 최근 한달 동안 고문을 당하거나 다수에게 일방적으로 구타당한 적이 있습니까?"
"...그렇네."
"지금까지의 결과로 봐선 외상도 심각하지만 내상이 회복 불가능의 수준입니다. 외상보다 내상이 압도적으로 많고 심각하니 몸 안쪽의 핏줄이 전부 터져서 입을 통해 나온 것이죠."
"치료가 완전히 불가능한가? 돈이 얼마가 들든 상관없으니 제발...."
"현재 환자의 마력으로는 그렇습니다. 마력이 흘러넘치는 페하 정도면 이런 내상쯤은 순식간에 치료할 수 있으시지만 이렇게 마력이 적은 환자는 처음이군요."
'알렉토 이 망할 ㅅㅂ놈!'
"그, 그럼 완전히 회복하는 데 얼마나 걸리지?"
"외상은 이번주 안으로, 내상은..모르겠습니다. 송구합니다..."
"괘, 괜찮네. 이만 물러가게."
"예, 옙!"
'뭐지...'
"으음..."
"에이든!! 몸은 좀 괜찮아?"
"...응."
"음..그렇구나..! 야 알렉토 다시 뱉어내 에이든 마력구슬"
"내가 왜"
"확씨"
"아;;미안;;;;"
"...?"
알렉토의 손에서 작은 은색 구슬이 생겼다. 그가 그 구슬들을 내게 던져주며 중얼거렸다.
"쳇..패자 따위에게 마력 구슬을 다시 돌려주다니... 내일 6시에 황궁 사용인관 앞으로 오도록, 에이든 베르키아."
'내 마력 구슬..그나저나 10개중에 9개 하고도 반개를 뺏어갔었냐 악독한 놈..'
"저, 시아야, 근데 이게 무슨 상황이야....?"
"아, 나한테 멱살 한번 잡히고 나니까 저러던데?"
"아..알렉토 데크의 명복을 빕니다.."
"나 안 죽었다."
"엥 나 얘한테 멱살 한번 잡히고 나서 일주일을 앓았..."
"그걸 왜 얘기해!"
"ㅋㅋㅋㅋ 왜 너가 힘센 건 사실.."
"좀!"
"ㅋㅋㅋㅋㅋ"
'평화롭다. 하지만 내일 새벽이 되면..가슴에 박히는 수십개의 칼날들을 견딜 수 있을까? 일단은 내일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하니 좀 잘까'
"헤이 시아 나 잘거니까 나가셈 너도 나가 알렉토 나 잘거야"
"ㅇㅇ 굿나잇 야 알렉토 너도 빨리 같이 나가자"
".....쳇"
모두가 나가고 방이 어두워졌다.
"..연애고자 플로렌시아 파이팅!"
갑자기 개그요소가 많아지고 알렉토 성격이 바뀌어버렸지만 6화 때 다시 돌아오니까 괜찮다고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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