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니셜라이즈] 프롤로그

"솔직히 말해봐."
학교 옥상.
말을 걸어온 사람은 '미지수'.
학교에서 공부 잘 하는 여학생 이미지가 박힌 아이다.
"뭘?"
"너, 정(正) 벽에 대해 뭔가 알고 있지?"
푸른색의 벽.
바를 정자가 박힌 푸른 벽.
정 벽은 이니셜라이즈(initialize)들만 쓸 수 있는 초능력이다.
이니셜라이즈는 어떠한 단체나 집단 이라고 하는 게 이해하기엔 편할 것이다.
어느 순간 갑자기 나타난 존재들.
하지만 한치의 이질감도 없이, 원래 있었던 존재마냥 살아가는 그들.
그들은 인간의 선악을 구분짓는다고 한다.
정 벽은 그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것.
"뭘 알고 있다는 거야? 그냥 바른 짓을 하지 않는 걸 막는 거?"
"그건 누구나 다 알잖아."
이 여자애가 무슨 질문을 하는지 모르겠다.
이니셜라이즈들은 보통 자신이 이니셜라이즈임을 숨긴다.
간혹 드러내는 이니셜라이즈들이 있긴 하지만.
"어떤 원리인지, 어떻게 생기는지. 그런 거 말야."
"난 이니셜라이즈가 아니야."
"거짓말 하는 걸 수도 있잖아?"
"그러는 너야 말로."
우리 학교에서 밝혀진 이니셜라이즈는 한 명.
같은 반 '최초희'이다.
팅.
이번엔 좀 큰 소리와 함께 정 벽이 생겼다.
바로 내 뒤에서 생겼기 때문이다.
"너. 이니셜라이즈 맞지?"
"아니라니깐."
"그럼 이건 뭔데? 마치 널 보호하는 것 같은…."
"자신만 자신 보호할 수 있냐? 타인도 타인 보호 할 수 있거든?"
논리에 이기지 못한 건지, 뒤통수를 후려 갈기지 못해 분한 건지 조금 붉은 얼굴로 몸을 틀어 운동장을 바라봤다.
침묵이 시작된다.
나도 천천히 운동장을 바라본다.
"저렇게 정 벽이 많이 생기는 걸 봐봐."
"역시 한 명은 아니겠네."
어쩌다 합이 맞은 게 그렇게 웃긴지 미지수는 웃음을 참는 것처럼 보인다.
"저기…."
아까보다 거리가 좀 가까워졌다.
"손 잡아봐도 돼?"
따라랑~ 따라랑~
예비종이 울린다.
급하게 움직인다.
미지수의 표정이 궁금했지만 돌아볼 시간 따위 없었다.
  1. 제 소설도 읽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당 ㅎㅎ
    • 24-11-28
  2. 같이 작업해보실 생각 없으신가요 혹시
    • 24-1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