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방 밖으로 나가지 못했다.

- 25-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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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생각에 한눈 팔지 마. 꼭 좋은 것만 생각해야한다."
어머니께서는 늘 말씀하셨다.
"예, 엄마."
하지만 나는 그것이 정확히 무슨 뜻인지 몰랐다. 나 자신을 속이라는 말인가?
엄연히 존재하는 나쁜 현실을 외면한다고 상황이 좋아질까?
아주 오래도록 고민한 끝애 내가 내린 결론은 다음과 같다.
'좋은 생각'은 좋은 생각인 상태로 두고, '나쁜 생각'인 상태로 두지 말라는 뜻이다.
우리 뇌는 나쁜 생각을 스스로 털어내지 못한다.
본능이 그렇다. 나쁜 생각은 우리에게 보내는 뇌의 경고다.
어머니는 그런 경고를 무시하지 말라는 뜻이다.
나쁜 느낌이 든다면, 그것이 나쁜 생각인 상태로 존재하게 두지 말아야 한다.
두렵다면 행동하고, 화난다면 감정을 표현하고 현실을 바로잡으며, 슬프다면 애도하라는 뜻이다.
그런데 나는 지금
무엇이 두려운 것일까.
왜 방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것일까.
모든 새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리고서야 밖으로 나온다는데, 나는 어떤 세계를 부셔야만 날아오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