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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옥스팜 기후위기 토론회, "해외서 '악당' 취급받는 한국은 책임 느껴야"

손영호 기자 widsg@businesspost.co.kr 2024-03-06 15:5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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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옥스팜 기후위기 토론회, "해외서 '악당' 취급받는 한국은 책임 느껴야"
▲ 5일 서울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옥스팜 '영국 동문 기후위기 토크콘서트'에서 발언하고 있는 개러스 위어 주한영국부대사. <옥스팜>
[비즈니스포스트] “최근 옥스팜 통계자료를 보면 2020년부터 세계 최대 부자들이 재산을 두 배로 늘리는 사이 50억 명은 더 가난해졌다. 기후위기의 가장 아이러니한 점은 가장 영향을 덜 미친 사람에게 가장 큰 위기가 돌아온다는 점이다.”

개러스 위어 주한영국부대사는 기후위기로 부유층과 빈곤층 사이, 국가들 사이에서 불평등이 가속화되고 있는 현실을 강조했다.

5일 저녁 옥스팜은 영국대사관 및 영국문화원과 서울더플라자호텔 메이플홀에서 ‘영국 동문 기후위기 토크콘서트’를 열었다.

옥스팜은 1942년 영국 옥스퍼드 학술위원회가 기근 구제를 위해 설립한 세계 최대 국제구호개발기구다. 2014년 창립된 옥스팜코리아는 방글라데시와 네팔 등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지경영 옥스팜코리아 대표, 폴 클레맨슨 주한영국문화원장, 위어 부대사에 더해 영국 유학 출신 동문 인사 100여 명 등이 이날 행사에 참석했다. 그 외에도 학계, 국제기관, 정부, 언론 등 다양한 사회관계자들이 현장을 가득 채웠다.

토크콘서트 좌장은 김윤태 고려대학교 공공정책대학 사회학 교수가 맡았다. 이정온 옥스팜 국제개발 팀장, 허해림 기후솔루션 팀장, 김광제 국민통합위원회 정치통합정책과장, 강이연 카이스트 산업디자인학과 조교수가 패널로 참석했다.

이정온 팀장은 가장 먼저 옥스팜이 기후 불평등으로 발생하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있는지 설명했다.

이 팀장은 “옥스팜이 활동하는 방글라데시는 세계에서 기후변화에 가장 취약한 국가”라며 “차우할리 지역 취약계층들은 집이 저지대에 있어 홍수에 매번 피해를 받고 있으며 한 주민은 10년 동안 집을 세 번이나 잃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취약계층이 이처럼 반복적으로 기후위기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관련 예산이 부족하고 취약계층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수단도 여의치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장] 옥스팜 기후위기 토론회, "해외서 '악당' 취급받는 한국은 책임 느껴야"
▲ 발언하고 있는 이정온 옥스팜 국제개발 팀장(오른쪽)과 김윤태 고려대학교 공공정책대학 교수(왼쪽). <옥스팜>
허해림 팀장은 “기후솔루션은 자체 연구를 바탕으로 일반 대중들이 기후문제에 다가가기 쉽게 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기후변화가 우리 주변 가까이에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대선 등 정치 지형 변화로 기후정책의 미래는 단언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미국과 유럽 모두 저탄소 전환에 많은 투자를 벌이고 있다며 저탄소 전환을 실천하지 않는다면 국제적으로 많은 불이익을 받게 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김광제 국민통합위원회 과장은 한국이 국가적 차원에서 탄소중립으로 나아가기 위해 탈석탄 정책 마련이 급선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은 아직 탈석탄을 위한 명확한 로드맵이 없는 반면 탈석탄 정책을 마련한 영국은 2022년 기준 석탄의 사용량이 0에 가깝게 줄어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영국 시민사회가 주도적으로 나서 기후변화 대응을 요구했고 정치권이 이에 부응하며 정책이 빠르게 추진됐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한국에서 기후변화가 국민에 크게 와닿지 않는 상황이라 관심도 적은 편인 만큼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참여해 컨센서스를 형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 뜨거운 논의 대상에 오르는 전기요금과 관련해 인상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는 언급이 이어졌다.

김 과장은 “영국에서 실제로 체감하는 전기료는 한국의 거의 10배에 달한다”며 “한국의 전기요금이 공급 원가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하는 상황이 해결되지 않는 한 에너지 분야 탄소중립 달성은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현장] 옥스팜 기후위기 토론회, "해외서 '악당' 취급받는 한국은 책임 느껴야"
▲ 강이연 카이스트 산업디자인학과 조교수. <비즈니스포스트>
강이연 교수는 전문적인 지식이 많이 요구되는 기후위기 정보를 대중들에게 이해시키기 위해 이를 직관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강 교수는 영국 왕립 예술학교 객원교수 출신으로 지난해 12월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 ‘패시지 오브 워터(Passage of Water)’라는 작품을 출품했다.

이는 그래픽 및 웹 아트로 지구 전체에서 인류가 사용할 수 있는 물이 얼마나 적은지를 시각적 효과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강 교수는 “흔히들 지구 지표는 71%가 물이라고 알고 있다”며 “하지만 실제로 이것을 인류가 사용할 수 있는 물로 환산해봤을 때 정말로 적은 양이 나온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패시지 오브 워터에 공개된 정보에 따르면 지구상에 존재하는 물의 전체 부피는 지구의 1/1000에 불과한데 이 가운데 96.5%는 해수다. 나머지 얼마 안되는 양도 기후변화 영향으로 인류가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물을 확보하는 일이 어려워지고 있다.

강 교수는 “우리나라를 보면 기후위기를 향한 의식은 있으나 그것이 큰 액션으로 나타나는 단계까지는 가지 못하고 있다”며 “따라서 사람들에게 전문가들이 기후변화를 분석한 데이터를 몰입감 있게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왔고 그 결과로 나온 것이 이번 작품”이라고 말했다.

좌장을 맡은 김윤태 교수는 “한국은 솔직히 말해 해외에 나가면 '기후 악당'으로 종종 꼽힌다”며 “선진국이면서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은 5등 안에 들고 탄소 배출만 놓고 봐도 7위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엄청난 제조업 기반을 바탕으로 경제를 유지하고 있으며 막대한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한국은 기후위기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여기 모인 청중도 기후를 향한 관심과 사회적 가치에도 균형 있는 견해를 가져 사회를 바꿔가는 역할을 해줬으면 한다”며 마쳤다. 손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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